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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17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나이아가라 온더 레이크의 조용한 상징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작은 도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에는 예상보다 훨씬 소박한 풍경이 하나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폭포로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전혀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 들어선 듯한 마을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리빙 워터스 웨이사이드 채플이 조용히 서 있습니다. 이곳은 규모로는 거의 ‘건물’이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 작지만, 오히려 그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화려함 대신 절제된 형태를 선택한 이 공간은, 종교적 의미를 넘어 인간의 믿음과 쉼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가장 작은 교회,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이 교회당은 1964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지역 주민이었던 한 사업가가 ‘누구나.. 2026. 4. 2.
낭만과 현실이 공존하는 곳, 네팔 둘리켈 3개월 체류기 히말라야의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선 둘리켈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체류가 아니라, 익숙했던 삶의 기준을 천천히 내려놓는 과정이었습니다. 2012년 봄, 카트만두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 카트만두 대학교에 3개월간 머물며 저는 관광으로는 결코 마주할 수 없었던 네팔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방문이었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세계와 45분 어긋난 시간, 그리고 삶의 리듬네팔의 시간은 세계와 정확히 맞지 않습니다. UTC+5시간 45분이라는 독특한 시간 체계는 처음에는 낯설고 어딘가 어긋난 느낌을 줍니다. 45분 어긋난 그 시간처럼, 그곳의 삶도 우리의 기준과는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 어긋남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그곳에.. 2026. 3. 29.
카메룬 야운데 중식당에서 마주한 짜장면 한 그릇의 의미 아프리카 중부의 국가 카메룬은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국가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유럽 식민 경험이 겹겹이 쌓여 있는 복합적인 역사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독일의 식민지로 편입되었던 카메룬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와 영국에 의해 분할 통치되었고, 이후 독립 과정에서도 이 이중 구조의 흔적은 그대로 남게 됩니다. 오늘날 수도 야운데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프랑스어권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행정·교육·일상 언어 전반에 걸쳐 프랑스식 체계가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식민의 흔적 위에 형성된 야운데의 식문화야운데의 식탁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이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공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카사바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식문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2026. 3. 27.
가라앉을 수 없는 바다, 사해에서 남겨진 기억과 그 미래 십여 년 전,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 중동의 경계에 자리한 사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각은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호수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그곳에 서면 ‘바다’라는 말보다 ‘경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땅과 물, 생명과 정지,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장소였습니다.해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경험사해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강’의 체험이었습니다. 해발 고도가 점점 낮아지며, 결국 지구에서 가장 낮은 지점 중 하나인 약 해발 - 430m에 도달합니다. 자동차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점점 황량해지고, 공기는 묘하게 무겁고 건조해집니다. 이곳은 단순히 낮은 곳이 아니라, 지구의 깊은 주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그 자체로 이미 일상과.. 2026. 3. 25.
우간다 캄팔라에서 아루아까지, 길 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세계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북서쪽의 도시 아루아까지 이어지는 길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도로가 아닙니다. 제가 2017년 우간다에 1년간 머무는 동안 여러 차례 이 길을 오가며 느낀 것은, 이 여정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생활권과 감각의 층위를 통과하는 경험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승용차로 약 9시간이 걸리는 이 길은 처음에는 수도의 소음과 혼잡을 뒤로하는 여정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간다라는 나라의 생존 방식과 유통 구조, 자연의 결, 그리고 사람들의 하루를 가장 생생하게 드러내는 긴 무대로 변해갑니다. 몇 번이고 같은 길을 왕복했지만, 이 도로는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캄팔라에서 출발해 아루아에 가까워질수록 여행자는 관광지의 풍경보다 훨씬 더 강렬한 현실의 풍경.. 2026.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