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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9

카메룬 야운데 중식당에서 마주한 짜장면 한 그릇의 의미 아프리카 중부의 국가 카메룬은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국가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유럽 식민 경험이 겹겹이 쌓여 있는 복합적인 역사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독일의 식민지로 편입되었던 카메룬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와 영국에 의해 분할 통치되었고, 이후 독립 과정에서도 이 이중 구조의 흔적은 그대로 남게 됩니다. 오늘날 수도 야운데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프랑스어권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행정·교육·일상 언어 전반에 걸쳐 프랑스식 체계가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식민의 흔적 위에 형성된 야운데의 식문화야운데의 식탁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이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공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카사바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식문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2026. 3. 27.
가라앉을 수 없는 바다, 사해에서 남겨진 기억과 그 미래 십여 년 전,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 중동의 경계에 자리한 사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각은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호수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그곳에 서면 ‘바다’라는 말보다 ‘경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땅과 물, 생명과 정지,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장소였습니다.해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경험사해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강’의 체험이었습니다. 해발 고도가 점점 낮아지며, 결국 지구에서 가장 낮은 지점 중 하나인 약 해발 - 430m에 도달합니다. 자동차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점점 황량해지고, 공기는 묘하게 무겁고 건조해집니다. 이곳은 단순히 낮은 곳이 아니라, 지구의 깊은 주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그 자체로 이미 일상과.. 2026. 3. 25.
우간다 캄팔라에서 아루아까지, 길 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세계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북서쪽의 도시 아루아까지 이어지는 길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도로가 아닙니다. 제가 2017년 우간다에 1년간 머무는 동안 여러 차례 이 길을 오가며 느낀 것은, 이 여정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생활권과 감각의 층위를 통과하는 경험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승용차로 약 9시간이 걸리는 이 길은 처음에는 수도의 소음과 혼잡을 뒤로하는 여정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간다라는 나라의 생존 방식과 유통 구조, 자연의 결, 그리고 사람들의 하루를 가장 생생하게 드러내는 긴 무대로 변해갑니다. 몇 번이고 같은 길을 왕복했지만, 이 도로는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캄팔라에서 출발해 아루아에 가까워질수록 여행자는 관광지의 풍경보다 훨씬 더 강렬한 현실의 풍경.. 2026.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