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58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와 고대 한국인 사절: 실크로드에서 만난 한반도의 흔적 사마르칸트의 오래된 지층을 따라가다 보면, 이 도시가 단지 화려한 이슬람 건축의 무대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늘날 여행자는 레기스탄과 샤히진다에서 티무르 시대의 압도적인 장면을 먼저 만나지만, 도시의 더 이른 기억은 북동쪽 아프로시압 유적에 남아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사마르칸트를 오래전부터 세계 문화가 교차하고 섞이던 공간으로 설명하며, 아프로시압 일대에서 고대 성채와 지배자의 궁전, 그리고 중요한 벽화가 확인되었다고 소개합니다. 사마르칸트는 왜 이런 그림을 남겼는가7세기 사마르칸트는 소그드 상인과 도시국가의 네트워크가 살아 움직이던 중심지였습니다. 유네스코 실크로드 프로그램은 소그드인들이 동서 교역의 핵심 중개자였고, 어떤 지역에서는 소그드어가 교류의 공용어처럼 기능했다고 설명합니.. 2026. 3. 19.
두바이 한복판에서 만나는 겨울, 스키 두바이(Ski Dubai) 사막 도시인 두바이에서 스키를 탄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다소 낯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 두바이에는 사막의 더위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존재합니다. 거대한 쇼핑몰 안에 만들어진 실내 스키 리조트 Ski Dubai입니다. 이곳은 극단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바깥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에도, 이곳에서는 눈이 쌓인 슬로프를 따라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두바이가 왜 ‘가능성을 실험하는 도시’로 불리는지 직접 체감하게 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사막 도시가 만든 겨울 공간Ski Dubai는 두바이의 대표적인 대형 쇼핑몰 Mall of the Emirates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내 면적은 약 22,500㎡에 달하며, 내부에는 실.. 2026. 3. 18.
오키나와 나하시에서 만난 A&W, 전쟁의 섬에 남은 미국의 풍경 오키나와 나하시의 거리에서는 때때로 묘한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일본의 도시이면서도 어딘가 미국의 공기가 남아 있는 풍경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유명한 패스트푸드 체인 중의 하나인 A&W입니다. 루트비어 머그잔이 놓인 테이블과 주황색 간판은 단순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넘어, 이 섬의 역사와 생활의 흐름을 은근히 보여주는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나하시를 걷다 보면 관광지와 생활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장 골목을 지나고 버스가 오가는 큰 길을 건너면 갑자기 미국식 간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A&W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브랜드입니다.나하시 거리에서 발견하는 미국의 흔적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후 오랜 .. 2026. 3. 17.
항저우 서호의 역사와 전설, 시인들이 사랑한 중국의 호수 중국 저장성의 도시 항저우 한가운데에는 도시의 역사와 생활을 함께 품어온 거대한 호수가 있습니다. 바로 서호입니다. 이 호수는 중국 문화와 문학, 그리고 도시 형성의 기억이 함께 쌓여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시인과 화가, 정치가들이 이 호수를 바라보며 글을 남겼고, 그 기록들이 다시 호수의 풍경을 문화적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서호는 자연 풍경과 인공 경관이 어우러진 중국 정원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호수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보다, 이 도시가 어떻게 호수와 함께 성장해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도시와 함께 만들어진 호수서호는 원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얕은 호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모습.. 2026. 3. 16.
베를린 프리드리히 슈트라세 역, 분단의 경계에서 잠시 머물렀던 시간 1984년 여름, 저는 당시 서독 카를스루에에서 서베를린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습니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국경을 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여정 자체가 하나의 긴장된 경험이었습니다. 서독에서 동독 영토를 가로지르는 지정된 고속도로를 따라 서베를린으로 들어가는 길은,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냉전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균열을 직접 지나가는 길이었습니다. 고속도로 곳곳에 동독 도시로 나가는 출구는 있었으나 관통 처량에게는 진출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의 자동차 창밖으로 펼쳐지던 동독의 풍경은 지금도 기억 속에 또렷합니다.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어딘가 조용하고, 묘하게 숨을 죽인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서독에서 출발했지만 잠시 동안은 전혀 다른 체제의 땅 위를 지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 2026. 3. 15.
메말라가는 파묵칼레, 하얀 절벽이 들려주는 시간의 이야기 처음 파묵칼레를 마주하면 누구나 한 장의 사진을 떠올리게 됩니다. 눈부신 석회 절벽 위로 푸른 물이 얕게 고여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앞에 서면, 그 하얀 면적만큼이나 넓은 ‘비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물이 흐르지 않는 층층의 웅덩이, 바람에 마른 석회 표면, 그리고 그 위를 조심스레 걷는 사람들. 튀르키예의 파묵칼레는 도시와 자연이 오랜 시간 맞물려 형성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공간은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목화의 성’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동시에 서서히 메말라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석회와 온천이 만든 도시의 시작파묵칼레의 하얀 절벽은 지하에서 올라오는 탄산칼슘이 풍부한 온천수가 오랜 시간 흘러내리며 굳어 형성된 트래버틴 지형입.. 2026.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