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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읽는 여행33

오키나와 나하시에서 만난 A&W, 전쟁의 섬에 남은 미국의 풍경 오키나와 나하시의 거리에서는 때때로 묘한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일본의 도시이면서도 어딘가 미국의 공기가 남아 있는 풍경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유명한 패스트푸드 체인 중의 하나인 A&W입니다. 루트비어 머그잔이 놓인 테이블과 주황색 간판은 단순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넘어, 이 섬의 역사와 생활의 흐름을 은근히 보여주는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나하시를 걷다 보면 관광지와 생활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장 골목을 지나고 버스가 오가는 큰 길을 건너면 갑자기 미국식 간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A&W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브랜드입니다.나하시 거리에서 발견하는 미국의 흔적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후 오랜 .. 2026. 3. 17.
베를린 프리드리히 슈트라세 역, 분단의 경계에서 잠시 머물렀던 시간 1984년 여름, 저는 당시 서독 카를스루에에서 서베를린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습니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국경을 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여정 자체가 하나의 긴장된 경험이었습니다. 서독에서 동독 영토를 가로지르는 지정된 고속도로를 따라 서베를린으로 들어가는 길은,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냉전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균열을 직접 지나가는 길이었습니다. 고속도로 곳곳에 동독 도시로 나가는 출구는 있었으나 관통 처량에게는 진출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의 자동차 창밖으로 펼쳐지던 동독의 풍경은 지금도 기억 속에 또렷합니다.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어딘가 조용하고, 묘하게 숨을 죽인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서독에서 출발했지만 잠시 동안은 전혀 다른 체제의 땅 위를 지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 2026. 3. 15.
리우의 골목에서 만난 페이조아다 한 그릇 리우데자네이루를 여행하다 보면 도시의 유명한 풍경보다 먼저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바다와 산 사이에 펼쳐진 도시의 골목, 점심 시간이 되면 갑자기 활기를 띠는 작은 식당들, 그리고 천천히 흘러나오는 삼바 음악 같은 것들입니다. 그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음식이 바로 검은콩과 고기를 천천히 끓여 만든 브라질의 대표적인 가정식, 페이조아다입니다. 특히 이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도시의 생활 리듬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광객에게는 낯선 이름의 요리일 수 있지만, 현지인들에게 페이조아다는 주말의 공기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토요일 정오 무렵이 되면 거리의 식당과 바에서는 자연스럽게 이 음식의 향기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리우에서 페이조아다를 먹는 경험은 단순히 브라질 요리를 맛보는 일을 넘어, 도.. 2026.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