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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타헤나, 성벽 안에 남겨진 시간의 결 카리브해의 습한 공기는 이 도시의 골목을 천천히 감쌉니다. 바다는 늘 열려 있지만, 도시는 돌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카르타헤나는 화려합니다. 강렬한 색채의 외벽, 발코니에 쏟아지는 꽃, 마차가 지나가는 자갈길. 그러나 그 표면 아래에는 오래된 긴장과 생존의 기억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 도시는 낭만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다를 향해 열린 항구이면서도, 동시에 침입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닫아야 했던 도시입니다. 그 모순이 지금의 카르타헤나를 만들었습니다.왜 이곳에 도시가 세워졌는가16세기, 스페인은 남미 대륙의 부를 유럽으로 실어 나를 안전한 항구가 필요했습니다. 카르타헤나는 천연의 만(灣)을 가진 전략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잔잔한 내해와 외해를 구분하는 지형은 배를 숨기기에.. 2026. 2. 26.
탄자니아 레이크 '만야라'의 수직적 연대기: 지구의 붉은 눈물 위로 피어난 분홍빛 환상 동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균열 위에 서면, 풍경은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이해됩니다. 급격히 솟은 절벽, 그 아래 펼쳐진 얕은 호수, 그리고 호수를 둘러싼 숲과 초원. 탄자니아의 레이크 만야라는 그 극적인 단면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사파리 관광지가 아니라, 지질학적 시간과 생태적 리듬이 동시에 흐르는 공간입니다. 관광객은 플라밍고의 분홍빛을 먼저 보지만, 현지 주민과 연구자들은 이곳을 ‘균열이 만든 생명의 실험실’로 이해합니다. 레이크 만야라는 왜 이런 구조를 갖게 되었으며, 어떻게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을까요.1. 도시가 아닌 ‘지구의 균열’이 만든 공간레이크 만야라는 동아프리카 대지구대(East African Rift System)의 일부로 형성되었습니다. 지.. 2026. 2. 26.